귀신의 난동 외/링크와 글

풍신風神유래담 - 영동할망, 손돌

실풀이 2022. 4. 8. 14:28

우리 나라에서 이월 초하룻날에는 하늘에서 내려오는 바람 구신을 위하여 음식을 차려 놓고 제사를 지내는 일이 있었는데, 이 바람 귀신을 영동 할머니라고 합니다. 할머니는 이월 초에 땅에 내려와 한 보름 머물며 대접을 받다가 이월 보름이 되면 다시 하늘로 올라간다고 합니다. 영동 할머니가 내려올 때면 으레 바람이 불거나 비가 내리는데, 할머니가 며느리를 데리고 올 때는 비가 오고, 딸을 데리고 오면 바람이 분다고 합니다. 며느리는 미워해서 옷이 젖으라고 비를 데려오고, 딸은 고운 옷이 바람에 휘날려 예쁘게 보이라고 바람과 함께 온다고 합니다. 그런데 우리 나라 동해안 지방에서는 영동이라는 소년이 바람 귀신으로 전해집니다.

옛날 동해 바닷가에 밥을 얻어 먹고 다니던 가난한 아이가 하나 있었습니다.
“네 성이 무어냐?”
그러면 염가하고 하면 될 것을 말을 제대로 못 하여서 염을 “영이요.”하고 대답하였습니다.
“그러면 이름은 무엇인고?”
“이름이요? 아이니까 이이 동 동(童)이오. 영동이라고요, 제 이름은.”
영동이는 이 동네 저 동네 다니면서 빌어 먹고 살다가 몹시 바람이 부는 이우러 초하룻날 길거리에서 그만 죽고 말았습니다.
“불쌍해라, 하필 이렇게 비바람 부는 날 죽을 것이 무어냐? 죽어서도 고생이구나 영동아.”
안쓰럽게 생각한 사람들은 바다가 보이는 길가에 영동이를 묻어 주었습니다. 그런데 영동이가 죽고 난 뒤로는 바람의 피해가 더 커졌습니다. 배가 바다에 나갔다가 자주 파선하니까 동네 사람들은 바다를 더 두려워하게 되어 살아가기가 점점 힘들었습니다.
“이상하다. 영동이가 죽고 나더니 바람의 피해가 더 심해졌단 말이야.”
“영동이하고 바람 구신하고 무슨 관련이 있는 것 아니야?”
“바람 귀신이라면 풍신(風神)이 아닌가? 그렇다면 풍신을 잘 위해 드려야겠구먼. 아니, 그렇다면 영동이를 잘 위해 주어야겠구먼. 이제 보니 영동이가 우리 동네 복덩이인 줄도 모르고 거지라고 놀려대기만 하였네.”
“그러기에 사람을 무시하면 안 된다고. 영동이가 비록 거지지만 마음씨 하나는 참 고왔어.”

어느 날 영동이 묘를 지나가던 어부 하나가
“영동아, 얼마나 배가 고프냐? 여기 고기 한 마리 줄 테니 먹어라.”
하면서 고기 한 마리를 무덤에 던져 주었습니다. 그 다음부터 그 어부는 고기도 많이 잡히고 바람이 심하게 불어도 무사하였습니다.
‘영동이를 위하면 좋은 일이 있구먼 그래. 나도 고기를 던져 주어야지.’
이렇게 생각하는 사람이 차츰 늘어서 나중에는 이것이 하나의 풍속이 되고 말았습니다. 그래서인지 동해 바다 강릉 지방은 풍신의 노여움을 덜 타게 되어서 피해가 적었습니다.
“영동이를 위해서 제사를 지내면 효과가 있단다.”
이런 소문이 육지에까지 퍼져서 영동이가 죽은 이월 초하룻날에 여러 지방에서 제사를 지내게 되었답니다. 풍신을 달래기 위한 것이지요. 소문은 육지 깊숙이 들어가면서 영동 소년이 영동 할머니로 변하였답니다. 어쩌면 영동 할머니가 먼저고 영동 할머니가 바닷가에 다다라서 영동 소년으로 변했는지도 모릅니다.

이 영동 제사를 지내려면 정성 들여서 음식을 장만하여야 하는데, 제사에 쓸 곡식을 볕에 널었을 때 새가 와서 볍씨를 까먹으면 그 자리에서 참새가 죽는다고 합니다. 바다에 나가서 잡은 고기 중에 제일 좋은 것을 말려서 영동 제사에 쓰는 것은 물론입니다.

[네이버 지식백과] 풍효를 주는 바람의 신 영등할미 (문화원형백과 인귀세상, 2004., 문화원형 디지털콘텐츠)

 

 

 

고려시대 원나라의 침략으로 황급히 피난길에 오른 고종은 손돌이란 뱃사공의 배를 탔는데 이 곳의 물살이 거세 배가 몹시 흔들렸던 모양이다. 그러자 왕과 관리들은 손돌을 역적으로 생각하여 그가 왕을 죽이려고 한다고 오해를 하고 손돌을 칼로 베었다. 그러나 손돌은 죽어가는 와중에서도 왕을 살리겠다는 생각에서 마지막 힘을 내어 작은 바가지를 물위에 띄우고 자신이 죽더라도 이 바가지를 따라 배를 저어가면 강화에 무사히 도착할 것이라는 말을 남기고 죽었다.
결국 무사히 강을 건넌 왕의 자신의 경솔함을 후회하고 지금의 자리에 손돌의 묘를 만들었다. 때문에 이 뱃길목은 손돌의 목을 벤 곳이라 하여 "손돌목"이라 부르며 손돌의 기일(음력 10월 20일)이 되면 그의 원혼이 바람을 일으킨다 하여 "손돌바람"이라 부른다. 이때 바람과 함께 오는 추위를 "손돌추위"라 한다.

[네이버 지식백과] 손돌목 (문화원형백과 인귀세상, 2004., 문화원형 디지털콘텐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