귀신의 난동 외/링크와 글 102

윤세평과 전우치

조선 중종 때, 대신 윤세평이 사절단으로 북경을 가는 도중 어느 길손으로부터 마법을 배우게 되었다. 그는 집에 있을 때는 가족들과 떨어져 별당에서 기거했는데, 그도 그럴 것이 아내와 자녀들까지도 그를 무서워했기 때문이었다. 한편, 당시 전우치라는 이도 기교를 부리는 자였는데 집 주인으로 둔갑해서 아녀자들의 방을 자유롭게 드나드는 것이었다. 그래서 사람들은 혐오하면서도 두려워했다. 윤세평은 이런 소문을 듣고 그를 이 땅에서 ?아내 버리기로 마음먹었다. 전우치도 윤세평의 소문을 들은 터라 그의 앞에는 얼씬거리지도 않은 터였다. 그러던 어느 날 전우치는 그의 부인에게 오후에 윤세평이 자신을 죽이러 올 것이라고 말하면서, “윤씨를 피하기 위해서 둔갑술을 부릴 테니 그저 내가 집에 없다고만 해주오.” 라며 당부했..

사형제의 재간[도둑, 천리안, 명사수, 재봉사]

옛날에 한 농부가 살고 있었다. 이 농부에게는 사형제가 있었는데 죽기 전에 유산을 나눠주려고 고민한 끝에 형제들을 불러 모았다. 아버지는 “너희들에게 유산을 나눠주고 싶지만 너희들에겐 특별한 재능이 없구나. 너희들에게 삼년의 시간을 줄 터이니 각각 한 가지 기술을 터득해 오너라. 결과에 따라 유산을 분배할 것이니라.” 라고 말했다. 사형제는 아버지의 뜻을 받들어 집을 떠났다. 첫째 아들은 삼 년 동안 도둑질 하는 기술을 익혔다. 둘째 아들은 눈을 감고 무엇이든지 알아맞히는 기술을 익혔다. 셋째 아들은 총을 쏘면 무엇이든지 정확히 맞추는 백발백중의 기술을 익혔다. 막내는 무엇이든지 잘 꿰매는 바느질의 명수가 되었다. 그렇게 삼 년이 흘러서 네 아들은 아버지에게로 갔다. 늙은 아버지는 아들의 재간을 시험해보..

오찰방[다 자란 아기장수], 천하여장사

아내가 아이를 가지자 오찰방의 아버지가 소를 열 마리 잡아 먹였다. 그런데 낳고 보니 딸이었다. 또 아이를 가졌는데, 이번에도 딸 일까봐 아홉 마리만 먹였는데 낳고 보니 아들이었다. 그래서 오찰방의 누님이 오찰방보다 힘이 셌다. 오찰방이 제주 각지의 씨름판을 휩쓸자 누님이 남장을 하고 가서 오찰방의 기를 꺾어 놓았다. 오찰방이 천길 낭떠러지에서 뛰어내리는 것을 보고 겨드랑이를 보니 날개가 돋아 있었다. 그때 서울 호조판서의 돈궤에 자꾸 도둑이 들었으므로 도둑을 잡을 사람을 구했다. 오찰방이 서울로 가서 도둑을 뒤쫓았는데, 도둑은 소를 타고 칼을 들고 있었다. 도둑이 천기를 짚어보니 제주도 사는 오아무개에게 죽을 운명이어서 순순히 목을 내 놓았다. 오찰방이 도둑의 목을 베어 임금에게 가자 역모를 도모할 우..

미추왕과 죽엽군[개이죽엽]

김알지의 7대손 미추왕은 신라의 제 13대왕으로 미추이질금이라고도 한다. 그는 대대로 벼슬이 높고 덕이 있어 김씨로써는 처음 왕위에 올랐다. 그는 신라의 호국신으로서 그에 관한 두가지 설화가 전해오고 있는데, 첫 번째 설화는 이렇다. 제14대 유리왕대에 이서국사람들이 금성을 공격해왔다. 신라는 대대적으로 군사를 일으켜 막았으나 전세는 점점 불리해져갔다. 그때 갑자기 귀에 댓잎을 꽂은 군대가 나타나서 신라군대와 힘을 합쳐 적을 무찔렀다. 군대가 물러간 뒤 댓잎을 꽂은 군사들은 어디론가 사라져 찾을 수가 없었다. 다만 미추왕의 능 앞에 댓잎이 수북히 쌓여있는 것을 보고는 그제서야 미추왕의 혼령이 도운 것임을 알게되었다. 이때부터 미추왕릉을 가리켜 댓잎 꽂은 병사가 나타났다하여 죽현릉(竹現陵)이라 불렀다. 그..

사람으로 둔갑한 쥐

옛날에 한 부부가 아들을 낳아 살았는데 부부는 남의 집 허드렛일을 해주어 먹고 살았다. 아들이 장가도 가고 나이도 들자 이제는 남의 집 머슴을 가지 않았다. 집이 원체 가난하여 고양이도 키우지 않았으니 집에는 쥐가 바글바글했다. 하루는 영감이 점심을 먹고 낮잠을 자다가 잠시 변소에 갔다 오니까 웬 놈이 자기의 관을 쓰고는 담뱃대까지 물고 그 자리에 앉아 있었다. 그리고는 변소에서 나오는 영감을 보고는 “며늘아, 저 웬 놈이 변소에서 나온다. 쫓아내라!”고 호통을 치는 것이었다. 며느리가 나와 보니 시아버지가 둘이라 기가 차 말이 안 나왔다. 이 때 관을 쓴 시아버지가 빨리 쫓아내라고 호통을 쳤다. 며느리와 아들은 친아버지를 못 알아보고 몽둥이를 가지고 아주 쫓아버렸다. 쫓겨난 영감은 여기저기 돌아다니다가..

딸기로 변한 구렁이와 부엉이의 복수

옛날에 부엉이가 살았는데 부엉이가 먹이를 물어 둥지에 두고 가면 자꾸 구렁이가 와서 홈쳐가는 것이었다. 그래서 부엉이는 구렁이가 괘씸하여 복수할 생각하였다. 구렁이는 낮에 변장을 하고 사또네 집에 가서 술상을 얻어먹으며 놀다오고는 하였다. 부엉이는 이것을 이용하여 복수를 할 꾀가 생각나 변장하여 사또에게 찾아갔다. 그리고 사또에게 “저 저놈 딸기를 쳐라”, “딸기를 쳐라.” 그 소리 한마디만 좀 해달라고 사정을 하였다. 그래서 사또가 “저놈 딸기를 쳐서 죽여라” 하니까. 하인들이 그 소리를 듣고 딸기를 몽둥이로 쳤다. 그러자 딸기로 변장을 하고 있던 구렁이가 쭉 뻗어 죽어버렸다. 구렁이가 죽은 것을 본 부엉이는 사또에게 원수를 갚았다고 하며 재주를 세 번 넘고서 원래 부엉이의 모습이 되어 훨훨 날아갔다...

모기와 싸운 선비

옛날에 어떤 선비가 충청도에 왕이 날 좋은 산이 있다는 이야기를 듣고, 그 산을 찾아 충청도로 왔다. 선비가 찾아다니다 청양에 도착하였는데 칠갑산의 산세가 수려하고 부드러운 능선이 있다는 말을 들었다. 선비가 칠갑산에 가 보니 산세는 수려하였지만 산세가 굉장히 부드러워 왕이나 장군이 날 자리는 아니었다. 선비는 산의 능선을 여기저기 살펴보다가 잠이 들었는데 꿈속에서 선비의 스승이 나와 “야 이놈아, 거기에 무슨 장군이 나냐, 거기는 선비가 날 자리야!”하는 것이었다. 선비가 꿈에 깨어 스승의 말이 옳다고 생각하고, 봉우리의 수를 세었다. 봉우리의 수가 백 개가 되면 큰 인물이 나기 때문이다. 그러나 선비가 봉우리를 세어보니 아흔 아홉 개 밖에 되지 않는 것이었다. 큰 인물이 나려면 꼭 백 개가 돼야 하는..

조마구 - 꽁지닷발주둥이닷발

부모를 죽인 괴물을 죽여 원수를 갚는다는 설화. '주둥이 닷발 꽁지 닷발 된 짐승', '꼬랭이 닷발 주딩이 닷발', '꼬리 닷발 주둥이 닷발 괴물' 등이라고 한다. 소년 · 아이 · 외동아들 등으로 설정되는 주인공이 서당에 다녀오거나 밖에 나가놀다가 집에 돌아와 보니 자기 어머니가 죽어 있었다. 동네사람들에게 연유를 물으니 주둥이 닷발 꽁지 닷발 되는 괴물이 집에 들이닥쳐 어머니를 해코지하였다는 것이다. 아들은 복수를 결심하고 괴물을 찾아 길을 떠난다. 가는 길에 여러 사람들을 만나서 힘든 일을 하여주는 대가로 괴물이 간 곳을 알아내어서 괴물이 살고 있는 장소를 찾아낸다. 괴물의 집에 당도하여서는 그 집의 어떤 장소에 숨었다가 괴물이 끼니로 장만하여 놓은 음식을 매번 먹어치워버리는 방법을 써서 괴물을 부..

주원장이 된 깡철이

창원시 진해구 장천동 뒤편에 해발 510m의 산이 있는데 이 봉우리를 천자봉(天子奉)이라 부른다. 옛날 이곳에는 못이 있고 이 못에는 용이 되지 못한 강철이 살고 있었는데 언제나 인가에 내려와서 주민들을 괴롭히고 가축을 해치기 때문에 마을 사람들은 항상 불안 속에 살고 있었다. 이것을 안 염라대왕은 사자를 보내어 등천화룡도 되지 못하면서 못된 짓만 하는 강철을 잡아오게 하였다. 그러나 워낙 사납게 생긴 강철인지라 사자가 잡아오지 못하자 염라대왕은 노하여 기어이 데려 오라고 불호령을 내렸다. 할 수 없이 강철을 사로잡을 수 없음을 안 사자는 꾀를 내어 강철을 타이르기로 하였다. “용이 되지 못 할 바에야 차라리 죽어서 다시 사람으로 태어나 대국의 천자(天子)가 되는 것이 어떻겠느냐고” 했다. 그 말을 들은..

물난리를 막아낸 거북이 아들

옛날에 다정한 부부가 오래도록 자식이 없었다. 그래서 매일 치성을 드려 기도하여 자식이 생기게 되어 딸을 낳게 되었다. 그 딸은 무럭무럭 자라 아름다운 여자가 되었는데 동네 총각들이 그 딸의 얼굴을 보기 위해 일부러 그 집 근처를 지나갈 정도였다. 어느 날 부모가 보니 딸이 시집도 가지 않았는데 배가 불러오는 것이었다. 딸도 영문을 몰랐는데 부모님이 자세하게 물어보니 딸은 밤마다 어떤 남자가 들어와 자고 가더니 이렇게 되었다는 것이다. 부모님은 그럼 그 남자가 자고 떠날 때 옷깃에 명주실을 바늘로 꿰어 놓으라고 하였다. 이렇게 해서 그 남자를 추적하니 어니 거북이가 사람으로 둔갑하여 저지를 일임을 알게 되었다. 그 후로 그 거북이는 자취를 감추었고, 부모님은 그 딸을 내보내 혼자 살게 하였다. 그래서 딸..